[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날개를 단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8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한 달 만에 역대 2위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웠습니다. 흑자 규모는 석 달 연속 400억달러를 웃돌았고, 1~8월 누적 흑자는 2800억달러에 육박하면서 연간 4500달러 달성 전망에 한 발짝 더 다가섰습니다. 전망치를 달성하려면 남은 4개월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월평균 426억달러 이상 기록하면 가능한데, 한국은행은 무난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 1일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가득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수출 206.1% 증가…수출액 석 달째 1000억달러 상회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6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461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역대 2위였던 전월(420억8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커지면서 한 달 만에 2위 기록을 다시 경신했습니다. 앞서 1위 기록은 6월 497억3000만달러입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6월과 7월(420억7000만달러)에 이어 3개월 연속 400억달러를 웃돌았습니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는 40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고,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흑자 흐름을 유지했습니다.
경상수지 흑자 행진은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견조한 상품수지(수출-수입) 개선이 주도했습니다. 실제 8월 상품수지 흑자는 468억1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였던 6월(478억9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습니다. 이 기간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82.1% 증가한 1048억달러로, 석 달 연속 1000억달러를 상회했습니다. 수입액(579억9000만달러)은 23.8% 증가해 수출액 증가세와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수출 품목별로는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가 468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06.1% 증가했습니다. 반도체를 포함한 전기·전자제품 수출은 599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164.8% 늘었습니다. 석유제품 수출도 68억8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64.9% 증가했습니다.
반면 서비스수지는 16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8월(-22억4000만달러)과 올해 7월(-19억7000만달러)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는 줄었습니다. 이밖에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19억2000만달러로 외국인에 대한 분기배당 지급 등으로 7월(43억5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감소했습니다.
9월 흑자 규모 더 커진다…"연간 4500달러 무난히 달성 가능"
유성욱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8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에 대해 "8월 경상수지 흑자는 계절적 분기 배당 지급에도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전월보다 확대돼 3개월 연속 400억달러를 상회하면서 역대 2위를 기록했다"며 "상품수출이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1000억달러를 상회한 데다, 서비스수지도 개선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8월 반도체 수출에서 가격 수준이 100% 이상 올랐다"며 "물량도 10% 가까이 증가했다"고 부연했습니다.
9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제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9월 수출액은 1209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83.5% 증가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1200억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유 부장은 "통관수출이 9월에는 굉장히 상승한 것으로 나왔기 때문에 9월도 좋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한은이 전망한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4500억달러 달성도 청신호가 커졌습니다. 이미 올해 들어 8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79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696억7000만 달러)의 4배에 이릅니다.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연간 흑자 1230억5000만 달러의 2배를 이미 넘어선 상황입니다. 남은 연말까지 월평균 427억달러 이상을 기록할 경우 전망치 달성이 가능하다는 추산입니다.
유 부장은 "연간 4500억달러 전망 중 하반기가 2590억달러였다. 8월까지 경상수지 흐름을 보면 전망이 대체로 부합한 수준"이라며 "9월 같은 경우에는 무역수지가 지금 예상을 뛰어넘는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연말로 갈수록 수출 집중 효과도 있어서 전망 수준 정도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9월부터 12월까지 월평균 426억달러선을 기록하면 연간 전망치를 충분히 채울 수 있다. 무난하게 달성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402억3000만달러 증가해 전월(403억2000만달러)과 비슷한 수준의 증가폭을 기록했습니다. 8월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62억2000만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 국내투자는 16억1000만달러 감소했습니다. 내국인의 증권투자는 166억달러 늘어 지난해 10월(172억9000만달러) 이후 역대 2위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채권을 중심으로 48억5000만달러 감소했습니다.
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6년 8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임연빈 국제수지팀 과장, 유성욱 금융통계부장, 박성곤 국제수지팀장.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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