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이 지연되는 가운데 국회 국정감사에서 가상자산 제도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가상자산 거래소 인허가 체계 등 핵심 규제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국내 산업의 경쟁력 약화와 대형 플랫폼 중심의 시장 집중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강일 민주당 의원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이 늦어지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정부의 신속한 제도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이 가상자산 규제 체계를 정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제도화가 지연되면 산업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겁니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디지털자산기본법과 관련해 법안 내용은 준비됐으며 막바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법안의 구체적인 제출 일정이나 시행 시점, 핵심 규제 기준에 대해서는 확정된 내용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이날 국감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필요성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습니다. 이 의원은 "국내 가상자산 투자 자금이 해외로 이동하는 현상을 지적하며 국내 시장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약 63조원 규모의 가상자산 관련 자금이 해외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해당 수치는 해외 거래소 등으로 이동한 자금의 규모로, 실제 순유출액과는 구분해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외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거래 규모도 거론됐습니다. 이 의원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거래액이 지난 6월 약 6조원에 달했으며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거래액은 약 80조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외에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 국내에서는 발행 주체와 인가 요건 등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더라도 은행과 비은행 사업자의 참여 범위, 준비자산 관리, 이용자 보호 체계 등을 구체화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인허가 체계도 논의 대상에 올랐습니다. 이 의원은 거래소와 중개업의 라이선스 분리 여부, 원화 거래소의 인가 기준 등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인 방향을 요구했습니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사업자는 신고제를 중심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을 통해 인가 체계가 새롭게 마련될 경우 기존 거래소의 사업 구조와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번 국감에서는 가상자산 제도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와 별개로 구체적인 규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습니다. 금융위가 디지털자산기본법의 막바지 협의를 언급한 만큼 향후 법안에 스테이블코인 발행 요건과 거래소 인가 체계, 시장 집중 관리 방안 등이 어떻게 반영될지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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