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석유제품 가격 담합 관련 검찰 수사에서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리니언시)를 통해 기소를 피한 것으로 알려진 SK에너지가 결국 고개를 숙였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제재 심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김종화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과 함께 강도 높은 쇄신안을 내놓으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서울 금천구 소재 SK 주유소. (사진=SK에너지)
SK에너지는 8일 대표 명의 사과문을 공식 발표하며 △석유시장 가격체계 투명성 및 거래관행 개선 △공정거래 및 내부통제 체계 강화 △석유 유통고객과 상생협력 확대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위한 역할 지속을 골자로 하는 4대 쇄신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종화 SK에너지 대표이사 사장은 “공정위 조사 결과와 관련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사안을 무겁고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향후 공정위 심의 과정에서 사실관계와 입장을 투명하게 소명하겠다”고 몸을 낮췄습니다. 검찰 기소는 피했지만 여전히 목을 조여오는 공정위의 과징금 등 행정 제재를 앞두고, 선제적인 여론 달래기와 시장 신뢰 회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전날 공정위는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가 2022년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4년간 휘발유·경유·등유 판매가격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올해 3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 판매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제재 심의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담합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시스템 개편도 속도를 냅니다. SK에너지는 지난 6월 업계 최초로 주 단위 공급가격을 사전에 고지하고 사후정산 방식을 폐지하는 가격정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현재 관련 시스템 구축을 준비 중이며, 시스템 구축을 통해 유통시장의 가격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임직원을 향한 내부통제 고삐도 바짝 죕니다. 가격과 영업 등 공정거래 리스크에 노출되기 쉬운 업무 담당자를 중심으로 매년 1인당 2시간 이상의 공정거래 교육을 의무화합니다. 특히 가격 결정 과정에서 정보가 적절히 관리되는지 상시 점검하고 내부 교차검증 절차를 도입합니다. 경쟁사와의 업무상 접촉은 사전승인과 사후보고를 의무화해 담합 여지를 제도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기존 준법감시 기능도 강화해 연 1회 자체 조사와 외부 검증을 정기적으로 실시합니다. 전량구매계약을 비롯한 기존 거래관행 전반을 재점검해 주유소 등 유통고객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볼 예정입니다.
김 사장은 “미국-이란 전쟁 이후 주요 석유제품을 국내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은 물론, 가격과 거래의 투명성, 준법경영에 대한 사회적 기대를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마련한 쇄신 조치를 계기로 시장과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뤄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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