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정부가 지방 주도 성장과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320여개의 규제특례를 담은 '초광역특구법' 제정을 추진합니다.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기간을 기존 10년 이상에서 5년 이내로 단축하고, 로봇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에 적용되는 규제도 경쟁국 수준으로 완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아울러 창업과 관련한 불합리한 규제도 정비합니다. 병역과 출산 등 불가피한 사유로 경영 공백이 발생한 창업기업에는 정부 지원기간을 최대 5년 연장하고, 창업기업이 인허가나 정책지원을 신청할 때 내야 하는 행정서류도 대폭 줄이기로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2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초광역특구법, '메뉴판식 규제 특례'로 전방위적 지원
정부는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지방주도 성장과 창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합리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규제합리화는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필수적인 과제"라며 "국민의 생명, 안전, 재산, 우리 사회 질서의 공정, 투명성을 지키기 위한 규제는 계속 만들어 나가고 또 강화하되, 새로운 기술과 신산업 발전을 가로막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불편한 규제는 또 신속 과감하게 개선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는 우선 규제를 완화해 기업이 원하는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의 '초광역특구법', 이른바 '메가특구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초광역특구법은 '5극3특' 성장 엔진의 육성과 대규모 기업 투자 유치 등을 위해 최고 수준의 규제 특례와 범정부 정책 지원이 종합적으로 제공되는 핵심 거점입니다. 지방정부와 기업이 특구 계획을 수립해 신청하면, 규제합리화위원회와 지방시대위원회의 심의·의결 절차를 거쳐 국무총리의 승인 후 산업통상부 장관이 특구를 지정하게 됩니다.
지난 20일 정부가 발의한 초광역특구법에는 단일 법률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320여개의 '메뉴판식 규제 특례'를 담아 인프라 구축, 생산 시설 설치, 인재 유치, 정주 여건 등 기업 활동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할 방침입니다. 또 메뉴판에 없는 규제도 기업과 지방정부의 신청이 있으면 일정 기간 규제 효력을 배제·완화할 수 있도록 하는 '수요 응답형 규제 유예'를 적용하고, '규제 샌드박스'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더불어 재정·금융·인재·인프라·세제 등 범정부 정책 지원을 제공해 단순한 기업 유치를 넘어 지역에 전략산업 생태계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이 대통령은 "3대 메가 프로젝트, 초광역특구라는 새로운 제도를 설정하는데, 이게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고 수도권 집중이나 지역 소멸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중요한 국가 핵심 전략"이라며 "대통령이 직접 추진 상황을 점검하는 주요 의제인 만큼 이번 회의에서 논의할 인허가 같은 현장의 애로 사항들도 직접 챙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도체 산단 조성 절반으로 단축…창업 규제도 합리화
첨단산업 분야의 개별 규제도 완화됩니다. 반도체 첨단국가산업단지에는 인허가와 토지보상, 설계를 동시에 진행하는 패스트트랙을 적용해 산단 조성 기간을 기존 10년 이상에서 5년 이내로 단축합니다. 지방 반도체 기업 수출 절차 역시 간소화합니다. 공항·항만에서 멀리 떨어진 우수 보세공장은 사전 승인된 품목을 먼저 운송하고 이동 중에 수출신고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또 반도체 공정에서 상호 반응하지 않는 고압가스의 혼합 보관도 허용하고 설비 변경허가 역시 일괄 처리할 방침입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구축을 위해 여러 기관에 분산된 인허가를 일괄 처리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비수도권에서는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기준을 검토합니다. 더불어 휴머노이드와 이동식 산업용 로봇의 안전기준을 명확히 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작업장에 별도 울타리를 설치하지 않고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정부는 국가창업시대 전환을 위한 창업 규제 개선에도 나섭니다. 병역이나 출산 등으로 경영 공백이 발생한 창업기업에는 최대 5년 범위에서 창업 지원사업 관련 특례를 적용하고, 초기 창업기업의 금융거래 편의를 위해 한도제한계좌 해제 요건도 개선합니다. 또 창업기업의 행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허가 및 정책지원 신청 과정에서 제출해야 하는 행정서류 5021개 중 2756개(54.9%)를 폐지·면제하거나 간소화하기로 했습니다.
이 대통령도 "국가 창업시대"라면서 "막상 창업하려고 보면 정보도 부족하고 규제도 복잡한 그런 어려움이 있다. 이 중에서도 행정 편의적인, 꼭 필요하지 않은 관행적 규제들을 과감하게 걷어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규제 완화를 넘어 '규제합리화'를 추진하려면 규제를 바라보는 시각부터 좀 바꿀 필요가 있지 않나"라며 "몇 건의 규제를 개선했느냐도 중요하지만 규제를 바꿈으로써 얼마나 많은 투자, 창업, 일자리를 만들어냈는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용수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은 "경쟁국 수준으로의 규제합리화를 원칙으로 각 산업별 기업 현장 애로사항을 적극 반영했다"며 "국가창업시대로의 속도감 있는 전환을 위해 관행적으로 지속돼 온 불필요한 규제도 걷어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규제합리화위원회 2차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