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기후위기가 부른 수도권 메가시티의 ‘침수 나비효과’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고조될 전망입니다. 특히 수도권 메가시티의 집중호우와 침수 피해는 단순한 지역적, 물리적 손실을 넘어 전국적인 경제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7일 한국환경연구원(KEI)의 분석을 보면, 수도권 침수로 인한 연평균 직접 기대피해액은 약 1조2876억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이는 농경지, 차량, 인구 등 공간적으로 식별 가능한 대상과 국가하천, 지방하천, 도시침수 위험지도를 중첩하는 객체기반법을 적용, 직접피해를 정량화한 수치입니다.
이와 연계된 노동 손실은 약 509억3000만원 수준으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수도권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비수도권으로 파급되는 수요 측 간접피해는 약 970억3000만원 규모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는 수도권의 수해 방재가 단일 행정구역의 거주민 보호 수단을 넘어, 국가 단위의 산업 공급망과 경제 안보를 지키기 위한 핵심 과제이자 광역적 재난관리의 영역임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2022년 8월8일 서울, 경기북부 등 수도권 폭우로 서울 강남역 일대 도로가 침수돼 있다. (사진=뉴시스)
수도권 '취약성', 비수도권 '제조 타격'
경기, 서울, 인천을 아우르는 수도권은 인구·자산, 고도화 산업시설, 교통망·지하공간이 고밀도로 집적된 거대한 생활·경제권입니다. 도시화 진전은 불투수면이 증가하고 저지대 개발과 지하공간 이용이 확대되면서 기존 배수체계의 한계와 하천 범람이 맞물린 복합적 재난 위험에 노출됩니다.
실제 2022년 8월 서울 도심에서 발생한 집중호우는 도로와 반지하 주택, 지하철 침수를 동반하며 고밀도 도시공간의 취약성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경기도 일대에서도 주택·상가 침수와 산사태가 발생했으며 앞서 2017년 7월 인천 지역의 폭우 당시에도 저지대 주거지역과 상가의 심각한 침수 피해가 나타난 바 있습니다.
이러한 물리적 피해는 곧 대중교통 기반시설의 마비로 이어져 행정·공공기관의 출근 시간이 조정되거나 상업시설의 영업 차질, 물류 업체의 새벽배송 지연 등 전방위적 경제활동 제약으로 확산된 바 있습니다.
특히 수도권 직접피해에 따라 비수도권 등 타 지역으로 파급되는 연평균 지역별 간접피해를 보면, 충남이 180억100만원으로 가장 컸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울산 117억5600만원, 전남 109억3400만원, 충북 104억6000만원, 경북 101억9900만원 순입니다.
특히 산업 부문 중 비수도권 제조업 부문에서만 연평균 636억2000만원의 간접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예컨대 경기도에서 발생한 직접피해는 울산과 충남의 원소재 제조업은 물론 서울의 과학연구 및 전문기술 서비스업 등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서울 피해 역시 경기 가공·조립 제조업 타격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는 수도권 지역의 수해가 곧 전국 주요 산업단지의 물류·생산 연쇄 중단으로 직결된다는 걸 방증합니다.
7일 한국환경연구원(KEI)의 분석을 보면, 산업 부문 중 비수도권 제조업 부문에서만 연평균 636억2000만원의 간접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행정경계 넘는 '광역 재난관리' 절실
이에 따라 재난 대응 범위를 단일 행정구역의 물리적 방어에 국한하지 않고 수도권과 전국 산업·물류 거점 간의 초연결성을 반영한 초지역적 광역 재난관리 체계로 확장해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하천 수위, 배수 체계, 공간 자산 데이터를 개별적으로 관리하던 방식을 탈피해 수도권 전체를 유기체로 묶는 통합 복합침수 예측 및 광역 모니터링 플랫폼 확립이 시급하다는 판단입니다.
또 정부의 방재 투자 기준도 개선해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현행 예비타당성조사 등 경제성 평가 방식은 주거시설 등 눈에 보이는 물리적 피해액 저감에만 치중돼 있기 때문입니다. 수백억 원대에 달하는 노동 손실과 비수도권 산업 파급효과 같은 간접손실의 방지 효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지목됩니다.
따라서 직접피해뿐만 아니라 2차 생산 차질과 공급망 마비를 아우르는 정밀 경제성 분석을 새롭게 도입, 국가적 차원의 경제 손실 저감 효과가 큰 거점 인프라에 예산을 우선 배정하는 재정립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수도권 내 기업의 피해가 지방 제조업의 마비로 이어지는 연동 피해를 막기 위해 지자체와 산업 간 초지역적 업무연속성계획(BCP)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기후위기 상황에서도 노동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재택근무 연계나 대안 교통망 확보 등 모빌리티 기반의 복원력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정기철 환경연 연구위원 등 연구팀은 “방재 투자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직접손실과 노동·생산 차질 등 간접피해를 함께 고려하는 경제성 분석 도입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며 “이를 바탕으로 행정 경계를 넘어선 수도권 통합 방재 모니터링과 전국적 생산·물류 연계성 등을 고려한 경제적 파급효과 및 광역 재난관리 체계를 구축해 국가적 경제 손실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수해 방재는 침수 발생 지역의 자산 보호 등 물리적 방어에 집중된다”며 “따라서 메가시티 침수 분석으로 충남·울산·전남 등 비수도권 제조업 공급망과 전문 서비스업에 미치는 파급(약 970억3000원 또는 그 이상)을 고려한 공간적 한계 극복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2026년 7월9일 경기 시흥시 안현교차로가 침수돼 차량이 견인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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