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등 매체를 통한 음모론적 역사 재구성은 단지 자극적 허구를 넘어, 오랫동안 국가 권력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국가폭력’의 실체를 재조명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쟁 역시 '누가 육영수를 죽였는가'라는 단순한 범인 찾기를 넘어섰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 논쟁을 보면서 든 생각, 지적하고 싶은 핵심은 1974년 사건 당시 문세광에 대해 이뤄진 전격적인 수사와 이례적으로 신속했던 재판, 그리고 전격적인 사형 집행이라는 사법 과정에 있다.
이는 판결 확정 후 단 18시간 만에 사형을 집행하여 사법살인이라는 비판을 받은 '인혁당 재건위 사건(민청학련 관련)' 등 유신 시절의 국가폭력 방식과 정확히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만약 문세광이 진짜 살인자가 아니거나 사건이 조작된 것이라면, 그는 진실을 말할 기회조차 박탈당한 채 국가 스펙터클의 소모품으로 희생된 '국가조작에 의한 국가폭력의 피해자'가 되기 때문이다.
결국 영화가 던지는 논쟁은 과거사 조작을 통해 정권의 정통성을 방어하고 정적을 탄압하던 국가권력의 폭력성을 직시하게 만드는 핵심적 질문이고, 이는 계엄과 탄핵으로 또 한 번 저항을 받았기에, 이를 방어하기 위해 저들이 발광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