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침해인데 취업제한 부당"…롯데카드 행정소송, 업계 확산 조짐
2026-10-22 14:39:41 ㅣ 2026-10-22 14:59:33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지난해 해킹으로 중징계 처분을 받은 롯데카드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가 행정소송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회사 차원의 제재 불복을 넘어 개인이 직접 금융당국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최근 금융권 전반에 인공지능(AI) 해킹으로 정보 유출이 잇따르면서 당국이 엄중 처벌을 예고한 상황입니다. 최고경영자(CEO)뿐만 아니라 최고정보책임자(CIO) 등 정보보호 분야 임직원에게도 관련 제재가 예상되는 만큼, 이번 소송을 계기로 금융권에서도 보안 사고에 따른 중징계에 불복해 개인 차원의 행정소송에 나서는 사례가 확산될지 관심이 모입니다. 
 
금융권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신한·KB국민·하나·BNK부산은행 등 은행권을 시작으로 예가람·웰컴·OK·DB저축은행, 현대·산은캐피탈, 새마을금고중앙회,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PFCT)·모우다, 전자금융업체 브라이트픽스, 가상자산사업자 스트리미와 프라뱅 등 금융사 16곳에서 AI 에이전트(Agent)를 활용한 해킹 시도와 개인·법인 정보 유출 사고가 확인됐습니다.
 
22일 보안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CISO는 이달 1일부터 정직 처분에 따른 직무정지가 이행될 예정이었으나, 최근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해졌습니다. 본안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정직 집행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 현재는 직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해킹으로 인해 297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로부터 과징금 96억2000만원과 과태료 480만원을 부과 받았습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지난 7월31일 업무 일부 정지 1.5개월과 과징금 50억원을 징계했습니다. 전·현직 CISO 등 임직원에 대한 제재도 이뤄졌습니다. 임원에게는 문책경고에 상당하는 퇴직자 위법·부당 사항이 통보됐으며, 직원에게는 정직 3개월과 감봉 등의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는 △주의 △주의적 경고 △문책경고 △직무정지 △해임권고 등 5단계로 구분되는 가운데,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는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됩니다. 만일 롯데카드 CISO가 행정소송에서 패하고 ‘문책경고’를 처분 받으면 현재 직무정지와 동시에 4년간 같은 업종 내로 취업할 수 없게 됩니다. 다른 업종으로 이직은 법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금융 분야 고유의 전문성을 살릴 수 없어 불리한 조건을 수용해야만 합니다. 개인 지위로 행정소송에 나선 이유입니다.
 
게다가 당국에서는 금융권 해킹 사태에 대해서 엄중 처벌 방침을 밝힌 상황입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질의에서 "내부통제 기준 관리의무와 사이버 보안 해킹 사건과 관련해 최초의 CEO 책임 문제가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보안 업계에서는 해킹이 고의성 없는 외부 침해임에도 불구하고, 사고 발생 시 과도한 징계로 이어진다는 여론이 형성되는 분위깁니다. 보안 업계 관계자는 "해킹 수법은 나날이 진화하는데,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해킹 사고에 과도한 책임을 지우다 보니 담당 업무를 기피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실제로 움직임이 나타난 것은 아닙니다. 한국CISO협의회 관계자는 "아직 협회에 직접 소송 의사를 밝히거나 이의제기 하겠다고 얘기한 케이스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업계 차원의 공식적인 대응 움직임은 없지만, 보안 책임자 개인에게 부과되는 제재의 부담이 큰 만큼 이번 소송이 금융권의 추가적인 법적 대응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서울 종로구 롯데카드 본사가 입주한 오피스 빌딩 모습. (사진=뉴시스)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