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직접시공' 외칠 때…공공 하도급 5년 새 3.7배 급증
종합건설사 간 하도급 418건→1564건·금액 7000억→2.3조
민간은 28.6% 감소…김남근, 동일업종 하도급 제한 개정안 발의
2026-10-06 16:45:57 ㅣ 2026-10-06 16:52:59
서울 시내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선영 기자] 정부가 원도급사의 직접시공 활성화를 주요 과제로 추진해 온 가운데, 공공 건설 현장에서 종합건설사 간 하도급 계약이 최근 5년 새 3.7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민간 종합건설사 간 하도급 계약은 30%가까이 감소해 대조를 이뤘습니다.
 
공공 418건→1564건…민간은 28.6% 감소
 
6일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남근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종합건설사가 수주한 공공 공사를 다른 종합건설사와 종합 업종으로 체결한 하도급 계약 건수는 2020년 418건에서 지난해(2025년) 1564건으로 5년 사이 1146건(274.2%) 늘었습니다. 계약금액 역시 같은 기간 7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3.3배 증가했습니다.
 
연도별 공공 하도급 계약 건수는 2021년 849건, 2022년 1534건, 2023년 1888건, 2024년 1977건으로 매년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소폭 줄었으나 2020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3.7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반면 민간 종합건설사 간 하도급 계약은 2020년 1394건에서 2022년 1953건까지 늘었다가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2023년 1588건, 2024년 1378건, 지난해 995건으로 감소했다. 2020년 대비 28.6% 줄었습니다.
 
<뉴스토마토>가 국토부 자료를 토대로 계산한 결과 전체 종합건설사 간 하도급 계약에서 공공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23.1%에서 61.1%로 높아졌습니다. 특히 2023년에는 공공 계약 건수(1888건)가 민간(1588건)을 처음으로 역전했습니다. 해당 집계는 건설업체가 건설산업종합정보망(KISCON)을 통해 통보한 1억원 이상 원도급 및 4000만원 이상 하도급 계약을 기준으로 산출됐습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원도급 11.4% 감소…종합사 간 하도급은 증가
 
같은 기간 공공 종합공사의 원도급 계약 건수는 2020년 1만9450건에서 지난해 1만7224건으로 11.4% 감소했습니다. 계약금액은 같은 기간 50조원에서 60조7000억원으로 늘었습니다. 원도급 공사 수 자체가 줄어들었음에도 종합건설사 간 하도급 계약은 오히려 늘어나는 기현상이 발생한 셈입니다.
 
물론 원도급 1건당 복수의 하도급 계약이 체결될 수 있어 단순 수치 비교로 하도급 비율을 단정하거나, 이를 곧바로 불법·불필요한 다단계 하도급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2018년부터 원도급사의 직접시공 활성화를 건설산업 선진화 핵심 과제로 추진해 왔다는 점에서 정책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은 70억원 미만 건설공사에 대해 공사 규모별로 일정 비율(▲3억원 미만 50% ▲3억~10억원 미만 30% ▲10억~30억원 미만 20% ▲30억~70억원 미만 10%) 이상을 원도급사가 직접 시공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종합건설사 간 하도급 거래가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점입니다. 현행법상 전문건설공사 하도급의 경우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발주자의 서면 승낙 등 엄격한 예외 요건을 갖춰야 하지만, 종합건설사업자 간 동일업종 하도급에는 이러한 사전 승인 절차가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김남근 의원은 이날 종합건설사업자가 다른 종합건설사업자에게 동일 업종 공사를 하도급할 때도 발주자의 서면 승낙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김 의원은 “다단계 하도급 구조는 실제 시공에 투입되는 공사비를 줄여 부실공사와 안전사고 위험을 높이고, 공사 품질을 떨어뜨려 건설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이라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관행화된 다단계 하도급 거래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는 도급 단계를 단축하기 위한 ‘주계약자 공동도급 제도’ 토론회도 열렸습니다. 진상기 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 실장은 주계약자 공동도급의 핵심을 전문건설업체가 하수급인이 아닌 발주자와 직접 계약하는 공동수급체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 실장은 2020년 계약예규 개정 이후 주계약자 공동도급의 연평균 발주가 17건에서 7.8건으로 감소한 것으로 제시했습니다.  박광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주계약자 공동도급은 종합건설사의 관리 역량과 전문건설사의 시공 역량을 결합해 도급 단계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안”이라고 했습니다.
 
박선영 기자 sunny6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