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지난 10월 출범한 뉴스토마토 K-교육연구소(소장 이상성)가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면서 매주 2개면에 걸쳐 교육 관련 기사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K-교육연구소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교육 격차를 심화시키는 대학 입시 정보 격차의 구조를 파헤치고 지방 학생과 학부모, 교사의 진학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일 계획입니다.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지방에서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입시 정보는 또 하나의 경쟁력입니다. 대학별 전형 방식과 모집 인원, 평가 기준이 수시로 바뀌지만 이를 물어볼 전문가와 직접 정보를 얻을 기회는 수도권보다 제한적입니다. 정보가 곧 입시 전략이 되는 상황에서 사는 지역에 따라 정보를 얻을 기회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6일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의 '2026학년도 수시 지원 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비수도권에 거주하는 수시 지원 수험생 중 59.5%가 '수도권 학생들과의 정보 격차를 느꼈다'고 답했습니다. '격차를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은 12.1%로, 격차를 체감하는 응답자의 5분의 1가량이었고, '모른다(28.4%)'의 절반도 되지 않았습니다.
격차를 느낀 이유(복수 응답)로는 △'교내 진학상담교사 수 또는 전문성 부족' 60.0% △'사교육(특강·과외·학원) 접근성이 낮음' 55.1% △'현장 대학 설명회·입시 박람회가 자주 열리지 않는다' 33.6% △'멘토·선배 네트워크(대학생·졸업생)가 적다' 19.4%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정부 통계에도 진학 상담 전문성에 대한 보완 요구가 반영돼 있습니다. 교육부·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2025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 따르면, 전국 고등학교 관리자의 42.1%(1~3순위 복수 응답 합산)가 학교 진로교육 활성화를 위한 필요 요소로 전문성 있는 진로교육 인력 확보 및 역량 제고를 꼽았습니다. 학교 소재지별로는 △중소도시 44.0% △대도시 41.4% △읍면 지역 40.2%로 나타났습니다. 진로전담교사의 경우도 34.1%가 동일하게 응답했습니다. 학교가 위치한 지역별로는 △중소도시 39.1% △대도시 34.4% △읍면 지역 26.5% 등 순이었습니다.
또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서 고등학생의 월 평균 사교육비는 49만9000원이었습니다. 이 중에서 서울(76만7000원), 경기(57만3000원), 인천(50만5000원) 등 수도권이 전국 평균을 상회했고, 나머지 지역들은 하회했습니다.
'격차를 느끼지 않는다' 12.1% 불과…사교육비도 차이
아울러 전체 학생 중 사교육비를 지출한 학생의 비율인 ‘사교육비 참여율’은 고등학교에서 63.0%에 이르렀습니다. 이 중에서 전국 평균을 초과한 지역은 서울(72.8%), 경기(67.5%), 세종(67.1%), 인천(64.6%), 대전(63.9%) 정도였고 나머지 시·도는 평균치 밑이었습니다.
학부모들은 입시 정보 부족을 절실하게 체감하고 있었습니다. 경북 경주시에서 4남매를 키워낸 엄마 김경희(56세)씨는 "입시설명회가 활발하지도 않고, 학부모와 학생들이 얻을 수 있는 입시 정보가 매우 적다"며 "‘파란만장’이나 '고군분투'라는 단어 정도로는 표현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6 산학연협력 엑스포'에서 각 대학 부스들이 권역별로 설치돼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씨는 “중 2인 막내는 의대를 가고 싶어 하는데 교육 과정이 많이 바뀐 데다, 지방 의대가 신설되는 현재 분위기가 얼마나 갈지 의문"이라고 걱정했습니다. 김씨는 그러면서 "주변에는 수백만 원에 이르는 컨설팅을 받는 사람들도 있다"며 "입시설명회를 해주는 곳이 있다면, 지방에 있는 엄마들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은 '덕'을 베푸는 일이 없을 정도"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보 부족 상태에서 맞닥뜨린 입시는 자녀들에게도 ‘벽’이었습니다. 김씨의 장녀 김가현씨는 “수시전형은 돈 많은 집 아이들이 편하게 대학 가도록 만든 제도일 뿐, 지방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여러 차례 도전하라고 만든 제도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막내를 대학교에 보낸 3남매 어머니 박수휘(53세·대전 유성구)씨는 "대전 지역의 진학 시스템은 비교적 잘돼 있지만, 입시 정보가 수도권과 차이 나는 것은 사실"이라며 "서울 입시설명회에는 전국에서 다양한 대학들이 오지만, 대전은 인근 학교들 정도 오는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씨는 또 "아이 3명을 기르다 보니 입시제도 변화를 체감하게 됐다“며 "경험상 입시설명회 같은 기회가 많아야 현직 교사나 전문가들한테서 주요 정보와 트렌드를 듣고 그때그때 정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수도권·지방 학원 모두 손놓아…"정보 접할 다양한 기회 필요"
지방의 입시 정보가 부족한 이유 중 하나는 지방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비수도권 사교육 공급의 부족 사태입니다. 수도권에 있는 학원들이 지방 학생들을 돌아볼 이유가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 입시학원·업체가 자발적으로 지방에서 여는 입시설명회는 거의 다 사라졌다고 봐야 한다"며 "지방자치단체의 설명회 요청에 서울 소재 입시학원·업체가 소극적으로 응할 뿐이다. 서울·수도권 대학 역시 지방에서 설명회를 여는 빈도가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임 대표는 또 "지방의 사교육 종사 집단 규모도 대폭 줄어들었다"며 "너무 복잡해진 입시 정보를 처리하는 데 인력 부족 등 한계에 부딪힌 중소도시 학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뉴스토마토> K-교육연구소의 전상현 부소장은 "고등학교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청의 경우, 교육의 보편성 확보가 주된 과제이지, 수월성을 목표로 삼을 수 없는 현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교육청별로 각 고교 진학교사 중심으로 진로진학지원단을 운영하지만, 학생 학부모가 체감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라며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학생·학부모는 맞춤형 입시 준비 부족으로 불만이고, 반대로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학생·학부모 역시 구체적인 진학 가능성을 확인받길 희망한다"고 부연했습니다.
이어 "학생·학부모를 위한 맞춤형 진로진학 서비스는 교육청이 할수 없는 일"이라며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각급 설명회와 개별 상담 서비스 등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전 부대표는 또 "학교별로 진로진학교사가 별도로 존재하는 경우도 많지만, 전체 학생을 상대하기엔 모자라다. 또 교장부터 평교사까지 전반적으로 입시 역량이 부족하다"며 "교육청과 지자체가 교사의 진로진학 상담 능력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제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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