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유동성공급자(LP)가 시장 급락기에 호가 제출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사례가 잇따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한 날에는 한 레버리지 ETF의 호가 제출 의무 이행률이 67.53%까지 떨어졌고, 신고스프레드 위반 시간도 2시간을 넘겼습니다. 다만, 운용사들은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등하는 등 시장 변동성이 이례적으로 커져 호가 산정이 어려웠다는 입장입니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이 한국거래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단일종목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가 처음 상장된 지난 5월27일부터 8월12일까지 신고스프레드 위반 사례는 총 31건으로 집계됐습니다. ETF의 LP는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해 원활한 거래를 돕고, 신고한 기준보다 스프레드가 벌어진 상태에서 필요한 호가를 제출하지 않으면 의무 위반에 해당합니다.
31건 가운데 이행률이 95% 이하인 사례는 6건이었으며, 이 중 5건이 8월3~5일에 집중됐습니다. 신고스프레드 위반 시간은 평균 17.32분이었습니다.
가장 이행률이 낮았던 사례는 8월3일 한화자산운용의 'PLUS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였습니다. 당시 매수·매도 호가 제출 의무 이행률은 67.53%에 그쳤고, 위반 시간은 121.77분으로 집계됐습니다. 하루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신고스프레드 기준에 맞는 호가 제출 의무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셈입니다.
한화자산운용 측은 당시 시장 상황이 이례적으로 급변하면서 LP의 호가 제출이 어려웠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화자산운용 ETF본부장은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금융시장 역사상 보기 드문 변동성이 나타난 시점이었다”며 “개별 주식 변동성이 커지면서 레버리지 ETF의 호가 산정도 까다로웠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날에도 상황은 이어졌습니다. 8월4일 같은 상품의 호가 제출 의무 이행률은 74.47%로 떨어졌고, 위반 시간은 95.75분에 달했습니다. 하나자산운용의 '1Q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도 8월3일 이행률 86.24%, 위반시간 51.60분을 기록했고, 8월4일에는 각각 91.48%, 31.97분을 나타냈습니다.
이 같은 낮은 이행률 사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락한 시점에 집중됐습니다. 8월3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8% 넘게 하락했습니다.
LP 평가에서도 의무 이행 부문 점수가 악화됐습니다. 한국거래소가 26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 1·2분기 LP 평가를 보면 전체 평균 총점은 73.09점에서 68.93점으로 4.16점 하락했습니다. 총점이 떨어진 증권사는 21곳이었습니다.
특히 40점 만점인 의무 이행 항목 평균 점수는 37.31점에서 33.98점으로 3.33점 낮아졌습니다.
부국증권(001270)을 제외한 25개 증권사의 의무 이행 점수가 모두 하락했습니다. 평가 등급도 B등급이 18곳에서 6곳으로 줄어든 반면 C등급은 7곳에서 19곳으로 늘어났습니다.
문제는 실제 LP의 호가 제출 여부를 운용사가 상시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의원실이 호가 제출 의무가 연속으로 떨어진 상품의 운용사에 관련 점검 여부를 질의한 결과, 운용사들은 ETF 괴리율은 관리하고 있지만 LP의 호가 제출 미이행 여부는 파악하기 어렵고 직접 관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괴리율이 정상적으로 관리되더라도 LP가 실제 매수·매도 호가를 충분히 제시하고 있는지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운용사의 상시 관리와 거래소의 분기 평가 사이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김형연 의원은 "의무 이행을 제대로 하지 않아도 LP 평가 결과 F만 면하면 제재를 피하는 현재의 제도가 LP의 책임성 확보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며 "가장 취약한 순간에 안전장치가 없는 구조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된 지난 5월2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관련 ETF가 거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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