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생리의학상 칼 다이서로스 교수 “광유전학, 신약 개발에도 도움”
뇌 이해 폭 확장 연구 눈길
2026-10-06 11:00:18 ㅣ 2026-10-06 11:00:18
[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칼 다이서로스(Karl Deisseroth)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페터 헤게만(Peter Hegemann)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 교수, 게오르크 나겔(Georg Nagel) 뷔르츠부르크대 교수가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빛으로 특정 신경세포의 활동을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광유전학(optogenetics)의 토대를 마련하고 이를 신경과학의 핵심 연구 기술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 공로가 인정을 받았습니다.  
 
김준기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의 도움으로 이번 수상의 의미와 칼 다이서로스 교수 등의 연구 성과를 살펴봤습니다. 우선 광유전학이란, 유전공학과 광학 기술을 결합해 살아있는 동물 모델에서 특정 뇌세포나 뇌 회로의 기능을 빛을 이용해 제어할 수 있는 혁신 기술입니다. 빛에 반응하는 이온채널과 같은 광감응성 단백질을 유전공학적 방법으로 특정 뇌세포에 발현시키면, 특정 파장의 빛을 조사해 해당 신경세포군이나 뇌 회로의 활성을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5일(현지시간) 칼 다이서로스(오른쪽) 교수가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동료와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광유전학 기술은 기존 전기 자극과 비교해 특정 종류의 신경세포를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시간적으로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 결과, 특정 신경 회로의 활성 패턴과 동물의 행동 간 인과 관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실험이 가능해졌습니다. 의학자들은 이 혁신 기술을 이용해 실험동물에서 특정 뇌 회로의 기능을 세포·분자 수준에서 이해할 뿐만 아니라, 개발 중인 신약이 뇌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가설을 시험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재 광유전학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하며 신경과학 분야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파킨슨병·간질·수면장애 등 여러 신경계 질환의 발생 기전을 연구하고 새로운 치료 표적과 신약 후보를 검증하는 데 활용되고 있습니다. 칼 다이서로스 교수는 지난해 3월 제18회 아산의학상 기초의학 부문을 수상하면서, 당시 광유전학 고안한 배경에 대해 녹조 생물이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인 ‘옵신’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뇌 질환 치료 활용에 대해 “질병에 영향을 미치는 세포를 광유전학으로 밝혀내 신약 개발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어느 세포에 무엇을 전달해야 뇌 질환 치료가 가능한지 연구가 진행될수록 광유전학 적용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신경과학, 관찰 학문 범주에서 진일보”
 
이번 수상에 대해 국내 과학계에서는 다양한 견해가 나와 눈길을 끕니다. 구본경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은 “헤게만과 나겔은 연못의 녹조류가 왜 빛을 향해 헤엄치는지를 묻다가 빛을 받으면 열리는 이온 통로를 찾아냈고, 다이서로스는 그 조류 단백질을 포유류 신경세포에 집어넣었다”며 “아무도 신경과학을 위해 만들지 않은 부품들로 분야 전체의 표준 도구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강봉균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연구단장은 “의학적 응용에 제한적으로 시도는 되고 있으나 뇌가 작동하는 신경회로망을 찾아내는 중요한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 가장 크다”며 “뇌의 어떤 세포들이 작용할 때 뇌가 만들어내는 기억·감각·운동·행동·판단·감정 등 뇌의 고등 기능이 나타나는지를 밝힐 수 있어 뇌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하게 됐다”고 이번 수상의 의의를 평가했습니다.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도 “살아 있는 뇌에서 특정 신경세포를 빛으로 정밀하게 켜고 끌 수 있게 함으로써, 뇌 기능을 상관관계가 아니라 인과 관계로 규명할 수 있게 했다”며 “단세포 미세조류(microalgae)의 빛 감지 단백질인 채널로돕신(channelrhodopsin)을 포유류 신경세포의 광스위치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연구의 독창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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