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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장의 재판, 직보다 먼저 봐야 할 것

오세훈 서울시장과 추경호 대구시장의 재판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사건 모두 판결이 확정되면 현직 광역단체장의 직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직의 향방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법원이 어떤 사실을 인정하고 어떤 법리를 적용하는가다. 시장이라는 직함이 재판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

두 재판은 정치적 유불리를 판단하는 절차가 아니다. 오 시장 사건은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추 시장 사건은 비상계엄 당시 행위가 내란 중요임무종사에 해당하는지를 법원이 증거와 법률에 따라 판단하는 형사재판이다.

오 시장 사건의 핵심은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받고, 후원자를 통해 비용을 대납하게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1심은 10건의 여론조사 가운데 5건에 대해 오 시장 측의 의뢰와 2100만원의 비용 대납을 인정해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잃게 된다.

항소심에서는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직접 의뢰했는지, 비용 지급에 관여했는지, 후원자의 대납을 정치자금법상 위법한 정치자금으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새로 제출된 통화 녹취를 놓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특검은 2일 1심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3300만원을 구형했고, 항소심 선고는 10월 23일로 예정됐다.

추 시장 재판은 성격이 다르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 시장이 의원총회 장소를 국회와 당사 사이에서 변경하면서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을 방해했다는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9월 30일 징역 20년을 구형했고, 1심 선고는 11월 18일이다. 추 시장은 표결을 막으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없으며 당시 의원들을 모아 의견을 듣기 위해 장소를 조정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추 시장 사건에서 중요한 것도 의원총회 장소를 바꾼 사실 자체가 아니다. 그 행동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계엄 해제 표결을 막으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당시 통화와 지시가 어떤 의미였는지가 핵심이다. 결국 법원이 행위와 증거를 어떻게 판단할지가 관건이다.

두 사건 모두 판결 결과가 정치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다. 유죄가 확정돼 시장직을 잃으면 보궐선거라는 새로운 정치 일정이 시작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재판의 결과이지 재판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어느 정당에 유리한지, 시장직을 누가 유지하는지가 법원의 판단을 대신할 수도 없다.

맹자는 “민위귀(民爲貴), 사직차지(社稷次之), 군위경(君爲輕)”이라고 했다. 백성이 가장 귀하고 국가가 그다음이며 군주는 가볍다는 뜻이다. 오늘날 민주주의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공직자의 지위보다 공동체의 원칙이 우선한다는 의미로 새겨볼 수 있다.

시민이 봐야 할 것도 시장직의 향방만은 아니다. 오 시장 재판에서는 누가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누가 비용을 부담했는지, 추 시장 재판에서는 당시 행동의 목적과 표결 방해 의도가 실제로 있었는지를 살펴야 한다. 그리고 법원이 이를 어떤 증거와 법리로 판단했는지를 판결문에서 확인해야 한다.

시장직은 선거로 얻지만 형사책임은 증거와 법률로 결정된다. 재판에서 먼저 봐야 할 것은 누가 시장이 되느냐가 아니라, 법원이 무엇을 사실로 인정하고 왜 그렇게 판단했느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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