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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고미 거버넌스 2일 전

사람은 몰리는데, 돈은 어디로 가는가

시간도 없고 버스를 기다릴 수도 없어 택시를 탔다. 머리가 아파 눈을 감고 있는데, 길이 막히자 기사 아저씨의 짜증 섞인 불평이 터져 나왔다.

“요즘 지역에 행사가 너무 많아요. 서민이고 자영업자고 힘든데, 그 돈도 결국 세금 아닙니까.”

기사님은 수원을 예로 들었다. 10월 들어 정조대왕 능행차를 비롯해 화성행궁 주변에서 행사가 줄을 잇는다는 것이다. 지인이 행사장 근처에서 음식점을 하는데, 막상 행사 때 엄청난 인파가 몰려도 행사 전후로 주변 상가를 찾는 손님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했다. 기사님께 반응을 보이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대화는 자연스럽게 그 이유를 생각해보는 데까지 번졌다.

“사람은 그렇게 많이 모이는데 왜 지역 상권은 그만큼 웃지 못할까.”

축제에 사람이 몰리는 것 자체가 나쁜 일은 아니다. 시민들이 문화를 즐기고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공유하는 것 역시 행정이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지역경제 활성화가 행사의 목적 중 하나라면, 행사장에 몇 명이 왔느냐만으로 성공을 판단할 수 있을까.

수원화성문화제는 수원화성을 대표하는 문화축제다. 올해는 제63회로10월 4일부터 11일까지 화성행궁과 행궁광장, 연무대 등 수원화성 일대에서 열린다. 수원시는 이 축제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를 밝히고 있다. 2024년 수원화성문화제에는22억3900만 원의 사업비가 들어갔다. 그렇다면 그 돈을 쓰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왔느냐 뿐만 아니라 그 사람들이 지역에 얼마를 남겼느냐도 물어볼 필요가 있다.

행사장 안에서 공연을 보고 돌아간 사람과 행사장 밖 식당과 카페에 들르고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산 사람은 지역경제에 남기는 것이 다르다. 지자체의 행사도 축제 횟수와 방문객 숫자를 늘리는 데 행정력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혹시 행사를 성공시키는 데만 급급해서 행사장에 몇 명이 왔는지는 꼼꼼하게 세면서, 그 사람들이 행사장을 나와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는 제대로 세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행사 기간 주변 상권의 매출 변화나 숙박·교통 이용, 전통시장 소비 같은 지표까지 살펴본다면 축제의 경제효과를 훨씬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수원시의 몇몇 행사만이 아니다. 결국 규모의 차이일 뿐, 질문은 같다. 우리가 세금을 어떻게 쓰고, 그 돈이 실제 시민의 삶과 지역경제에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올해 국세수입을 478조6000억 원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104조7000억 원, 28% 늘어난 규모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과 특별배당, 증시 활성화, 민간소비 회복 등이 세수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 꼽혔다. 내년 국세수입은 584조4000억 원으로 올해 전망보다 다시 105조8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도 총지출도 820조9000억 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2.8% 늘어난다. 정부는 늘어난 재원을 AI·반도체 등 첨단산업과 청년, 지방, 교육·인재 등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세금이 이처럼 크게 늘어나는 시기라면 무엇에 돈을 썼느냐보다 그 돈이 어떤 결과를 만들었느냐를 더욱 따져봐야 한다.

물론 축제의 경제효과를 매출 하나로만 판단할 수는 없다. 문화와 관광, 도시 이미지, 시민들의 만족도처럼 숫자로 환산하기 어려운 가치도 있다. 그러나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내건 행사라면 적어도 그 효과가 실제 상권에 얼마나 돌아갔는지는 확인해야 한다.

택시에서 들었던 말이 다시 떠오른다.

“세금은 더 걷힌다는데 어디에 쓰는지 모르겠어요.”

나라 경영은 대체 얼마나 알고 해야 잘할 수 있을까. 지방행정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돈을 쓰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그 돈이 지역에서 한 번이라도 더 돌게 만드는 일인지 모른다.

아픈 머리가 더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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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성
성하기 G · 2일 전

세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우리가 확인해야 하는데...

호
호정 G · 2일 전

축제가 지역을 살린다고 축제축제 하는데, 막상 성과에 대한 보고는 거의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