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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고미 거버넌스 3일 전

《암살자(들)》, 한국판 《JFK》가 될 수 있을까

박정희 대통령도 자신이 케네디 대통령과 비교된다면 아마 기뻐하지 않았을까. 두 사람 모두 냉전이라는 거대한 시대의 한복판에서 대통령이 되었고, 대통령 재임 중 총격의 위협을 받았다는 점에서 묘한 공통점이 있다. 한 사람은 1974년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부인을 잃었고, 다른 한 사람은 1963년 텍사스 댈러스에서 목숨을 잃었다. 사건의 공식적인 설명이 존재했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사람들은 그 설명으로 풀리지 않는 의문들을 계속 제기했다.

영화 ‘암살자들’이 여러 면에서 올리버 스톤 감독의 ‘JFK’를 떠올리게 한다. ‘JFK’는 케네디 암살을 오스왈드 단독 범행이라는 공식 결론에도 불구하고, 수사 기록의 빈틈과 증언을 따라가며 다른 가능성을 파고든다. ‘암살자(들)’역시 1974년 사건에서 쉽게 설명되지 않는 지점들을 형사와 기자의 시선으로 추적한다. 실제 해외 평론에서도 두 작품의 비교가 나왔다. 다만 ‘암살자(들)’은 ‘JFK’처럼 거대한 음모론을 전면에 세우기보다는 기자들의 취재와 검열, 당시의 정치적 분위기를 함께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다.

그래서 허진호 감독도 자신이 올리버 스톤 감독과 비교된다면 아마 상당히 영광스럽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평론들에 따르면, 두 감독의 영화적 표현은 상당히 다르다고 한다. 스톤은 빠른 편집과 겹쳐지는 화면, 강렬한 음악을 통해 관객을 의혹의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 넣는 반면 허진호는 사건을 좇는 형사와 기자들의 행동을 차근차근 따라가며 질문을 쌓는다. 감독 스스로도 기자들을 통해 1974년의 시대상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두 영화에서 특히 흥미로운 것은 ‘암살 그 자체’보다 암살을 둘러싼 의문을 추적하는 사람들이다. ‘JF’K에서 케빈 코스트너가 연기한 짐 개리슨은 공식적인 설명에 만족하지 않고 사건의 이면을 파고든다. ‘암살자(들)’의 유해진이 연기하는 형사 철구 역시 처음에는 거창한 정치적 신념을 가진 인물이 아니다. 자신에게 떠넘겨진 책임이 억울해서 “왜 범인이 행사장에 들어올 수 있었는가”라는 질문부터 시작했다. 작은 질문이 더 큰 의문으로 번져서. 영화적 추적극의 묘미를 살린다

지금 영화 때문에 고초를 겪고 있는 유해진도 자신이 ’JFK’의 케빈 코스트너와 비교된다는 말을 들으면 특유의 그 유머와 웃음을 터뜨리며 반가워하지 않을까. 물론 코스트너가 맡은 개리슨과 유해진의 철구는 실제 인물과 허구의 인물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권력의 공식 설명에 질문을 던지는 수사관이라는 영화적 역할에서는 닮은 점이 있다.

영화와 역사의 경계는 분명히 해야 한다 영화는 영화이지 현실과 똑같을 수는 없으니까. ‘JFK’ 역시 개봉 당시 역사적 사실과 영화적 상상의 경계를 흐린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그 영화가 던진 의문은 케네디 암살 기록 공개에 대한 미국 사회의 관심을 더욱 키웠고, 이후에 의회가 관련 기록 공개를 위한 법률을 마련하는 데 영향을 주었다. 영화가 역사논문은 아니지만, 역사에 질문을 던지는 강력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사례이다.

‘암살자(들)’도 바로 그런 면에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영화가 제시하는 모든 의혹을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관객은 무엇이 기록이고 어디까지가 각색인지, 무엇이 사실이고 영화적 가설인지를 따져가며 보고 주변과 함께 토론도 한다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들 영화가 바라는 것도 그런 점일 것이다.

아쉬운 것은 영화에 대한 논쟁이 영화 밖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작품의 역사 인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감독과 제작진의 선택을 비판하고 영화의 장면과 사실관계를 따져 물으면 된다. 그런데 출연 배우의 집 앞까지 찾아가거나 배우 개인을 정치적 논쟁의 대상으로 삼으면 관객의 수준이 많이 우스워진다. 영화 비평은 이런 정치적 행위와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배우들의 안전 우려로 도 있다니 참 씁쓸하다.

영화는 질문을 던지고 관객은 그 질문을 의심할 권리가 있다. ‘JFK’가 그랬고, ‘암살자(들)’도 지금 그 시험대에 올라 있다. 기록을 확인하고 영화적 상상을 구분해서, 서로 다른 해석을 견디는 것이 관객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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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성
성하기 G · 3일 전

요즘의 암살자들을 들러싼 논쟁을 이해할 수가 없다. 상상력이 인정되지 않는 사회는 죽은 사회다

호
호정 G · 3일 전

영화를 봐야겠네요. 예전부터 이 사건 이상하다. 문세광, 이 사람도 국가폭력의 희생자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워낙 조작과 음모가 난무하던 시기였으니... 그 당시 상황을 생각해 보면.. 뭐라도 했을거 같은 (예를 들어 박정희 암살기도사건 조작 같은거..)

전
전문가 P · 2일 전

영화일뿐인데